[The hobbit/킬리필리] 형제 괴롭히기 (Bullying the Angel)

글/2015 2015. 5. 13. 13:27


  "둘이 참 사이가 좋아 보여요." 

  "어떤 친구들 말인가골목쟁이씨?"

  "저 두 형제 말예요."

 

  발린은 가벼운 고갯짓으로 개울가를 가리키는 빌보의 시선을 쫓았다미풍에 코가 간지러 가볍게 재채기를 한 발린의 찌푸린 눈에 서서히 개울가에서 물장구를 치며 뛰노는 젊은 형제가 보인다발린은 아직도 천진난만한 젊은 친구들을 보며 작게 미소 지었다그렇고말고발린은 고개를 끄덕이며 뒤를 돌아보았다지는 석양빛이 잘 쬐이는 바위에 자리를 잡은 소린이 무기손질을 하면서도 간간히 고개를 들어 두 형제를 쳐다보고 있었다굴곡 많은 여정 길에 찾아온 간만의 평화로다그러다 문득굴곡이란 생각에 발린에게 옛 추억이 떠올랐다.

 

  "항상 저리 우애가 깊진 않았다네."

  "정말요상상이 잘 안 가는데요?"

  "아마 자네가 막 걸음마를 시작했을 시절만큼 오래된 일이긴 하지."

 

  발린은 그렇게 말하며 빌보에게 눈썹을 추켜세웠다빌보는 크게 흥미가 동했는지 벌써 편하게 다리를 펴고 담뱃대에 담뱃잎을 채워 넣고 있었다발린도 필요하실 것 같은데요라고 너스레를 떨며 담뱃잎이 채워진 쌈지를 내미는 걸 보니 잠시의 흥미로 끝낼 생각은 없어보였다이 정도면 말값으론 충분하지발린은 내민 쌈지로 속이 빈 담뱃대를 채워 넣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지척에 있던 소린마저도 무기를 손질하는 손이 느려지고그 옆에서 담뱃대를 물고 있던 간달프도 발린을 향해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그리고 모든 옛 이야기의 시작의 서두는 항상 이렇게 시작된다.

 

  그러니까 먼 옛날에…….














 

 천사 괴롭히기 

Bullying the Angel 


for. 숲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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