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hor/로키토르] HEY, BROTHER (for. 딤쿠님)

글/2014 2015. 5. 15. 16:12

Ah, what if I'm far from home? 

Oh, brother, I will hear call you.

 

 

 

* * *

   아이는 작은 요람을 기억한다하늘의 낮과 밤이 한데 엉켜 산마루로 내려온 황혼이산턱의 가랑이를 벌리던 바로 그 순간에 자신이 누워있던 작은 요람을 기억한다요람은 황금색으로 물든 대리석의 펜스 위쪽으로 가을이 오고 있음을 알리는 늦여름의 바람을 반겼다바람이 살며시 움직이던 요람과 아이의 코를 간질였다아이는 재채기를 한 순간을 기억한다바람에 실구름마냥 휘날리던 얇은 비단 커튼 뒤로 보이던 실루엣의 여인이 부르던 콧노래가 멈추던 그 순간을날이 저무는구나방으로 들어가자꾸나한 없이 자애로운 목소리를 아이는 잊은 적도잊을 일도 없다부드러운 육신이 칭얼거리는 어린 아이를 안고 무어라 작게 속삭였다그 속삭임은 이상하게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저 멀리서 개구진 소년의 커다란 목소리로 인해 아이는 작게 속삭이는 어미의 그 달콤한 속삭임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어린 아이들의 시야는 좁고 빛 부심이 심하다그래서 아이는 황혼의 하늘도 멀리서 뛰어오는 형제의 금빛머리도 가까이서 혹은 멀리서 반짝거리는 하나의 빛 무리에 불과했다아이의 칭얼거림이 점점 심해졌다반짝거리는 금빛머리의 형제는 어머니의 옷깃을 잡다가 작은 아이를 품에 안았다아이는 형제의 머리를 꼭 잡더니 금세 잠이 들어버렸다동쪽하늘이 점차 먹색으로 변해가고 별들이 눈을 빛내던 때였다.

 

 






* * *

 

   형제여나는 그대의 방종함을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가 없네.

 

 

    로키는 토르의 정수리를 쳐다보며 이렇게 생각했다동그란 정수리를 중심으로 형제의 사자갈기 마냥 날카롭고 풍성한 머리카락들이 모여들어 가마를 만들었다로키는 형제의 그 사소한 형상이 퍽 마음에 들었다그가 최초로 기억하는 가장 어렸던 시절부터 그 언제 지금처럼 내 형제를 내려다 본 적이 있었는가그 순간흉곽 아래 감춰진 로키의 심장 중심에서부터 무언가가 피어올랐다곧게 세워져 날카롭게 로키의 온 몸의 끝까지 달려들어 쿡쿡 찔러드는 그 것들은 요툰헤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투명하고 날카로운 고드름 같았다척추에 스며드는 서늘함도 비슷했다그 감정은 그간 오딘의 미명(美名)아래 그간 철저히 숨겨졌던 로키의 탄생의 근본이라 할 수 있었다줄기를 얼리고 아스가르드의 가지를 꺾으려던 서리거인들의 본능과 같은 정복욕이 로키의 오체에서 만개한 것이다그 순간 로키는 굳게 다짐했다세상아래 모든 빛나는 것들을 내 발 밑에 두겠다고로키는 형제에게 거짓의 작별을 고했다토르는 실망과 비통함을 금하지 못하면서도 순순히 로키의 작별을 받아들였다형제의 축 쳐진 어깨가 좁아지고 머리카락이 반동에 약하게 흔들리며 푸른 눈 아래로 새벽의 이슬이 맺히는 모습을 로키는 놓치지 않았다약간의 거짓말과 정당한 권리로 나는 이제 저 가녀린 자의 주인이다로키의 입가에 휘어진 미소가 길게 걸렸다그 순간은 커다란 요람에 잠든 아버지나토르와 로키 모두를 부인한 채 근처에 잠들어 있는 또 다른 권력도 로키를 괴롭히지 못했다밤이 점차 짙어지고 비바람은 거셌다하늘에는 작은 별빛조차 보이지 않았다.

 

 

 

 

 

 

 

 

 

 

Hey, brother

(For. 딤쿠)

written by, Ci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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